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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획

네팔의 SNS 관련 시위를 보며 유발 하라리의 넥서스가 보낸 경고를 떠올리다

조진향 기자 입력 2025.10.08 04:22 수정 2025.10.08 07:19

네팔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진 나라 중 하나입니다. 가난하긴 하지만 순수하고 깨끗한 자연환경 만큼이나 소박하고 물질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 사는 나라입니다. 

최근 네팔에서 일어난 시위가 TV뉴스를 통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그 순하디 순한 사람들이 어쩌면 저렇게까지 격렬하게 시위를 하는 걸까? 궁금했습니다. 

네팔에서는 올해 내내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고 하네요. 군주제 지지 집회도 있었고, 사립학교 시위도 있었다는데 최근 대규모 시위는 그 원인은 들어보니, 네팔 정부가 2025년 9월 5일부터 SNS(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26개 계정)의 접속을 전면 차단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합니다.

네이버 블로그(이상조 "세계를 마당삼아")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시점에서 네팔 시위에 대해 그다지 직접적인 위험을 느끼지는 않다고 전했습니다. 유럽인들은 자주 만났는데 그들은 현재 상황에 대해 당혹해하고 있으며, 거리에는 군 순찰대, 경찰관, 특수부대원 등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위 분위기는 민속 축제를 연상시키는 데 많은 상점은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시위대는 주로 몽둥이와 곤봉으로 무장하고 있고 한 러시아인이 불타는 정부 청사에 몰로토프 칵테일이 던져지는 것을 목격한 것은 단 한 번 뿐이라고 합니다. 시위대가 심각한 무기를 소지하고 있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영상에서 가끔 들리는 총소리 같은 소리는 개조된 오토바이의 시끄러운 배기음일 가능성이 높다고요. 지역 주민들은 이러한 소음기가 총기로 오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확인했답니다. 네팔에서 대규모 폭동이 발생한 원인이 단순히 하나의 사건 때문이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라고 관광객들은 이메일로 적었다고 하네요.

↑↑ 9월 9일 네팔 카드만두 대통령 관저 앞 시위대 모습(사진 AFP연합뉴스)


네팔은 다민족, 다언어 국가로, 힌두, 불교, 이슬람 등 다양한 종교를 믿고 있습니다. 그러니 민족, 지역간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간혹 마데시와 타루 같은 소수민족이 정치적, 경제적 소외감을 느끼며 대규모 시위와 폭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답니다. 국경지대 인도계 민족과 중앙 정부간의 갈등이 폭력사태로 발전하기도 했답니다. 네팔의 많은 국민들은 농업에 의존하고 있고, 실업률과 청년층의 불안정한 노동문제가 심각하고, 정부의 사회 서비스도 부실하며, 농촌과 도시간 격차가 너무 크다고 합니다. 거기에 국제 원조와 해외 송금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도 불안의 요소라고 합니다. 특정집단이 인도나 중국의 지원을 받는다고 의심받을 때, 내부 갈등이 더 커진다고 하네요.

시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SNS를 못하게 막는 것이 그렇게까지 참지 못할 일인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았습니다. SNS는 어디까지나 자율적으로 글을 쓰거나 읽는 활동이기에 그것이 통제되는 것은 큰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하지만 SNS에 참여하든 하지 않든 그것은 자유이고,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SNS를 통해 홍보하고 관광 수입으로 생활하는 네팔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SNS는 중요한 사업의 도구이고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라면요? 네팔에서도 SNS에 관광상품을 올려 홍보하고 관광객 방문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가 봅니다.. 그런데 네팔 정부에서는 왜 SNS계정을 막았을까요? 그것이 궁금합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네이버 AI브리핑은 네팔 폭동의 주요 원인으로 4가지를 꼽았습니다. 첫째 SNS 차단 조치가 젊은 층에게 표현의 자유 침해로 받아들여져서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는 것, 둘째 부패와 특권층으로, SNS에선 고위층 자녀들이 사치품과 호화로운 휴가생활을 과시하는 생활모습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들을 대조하는 영상이 빠르게 퍼지며, 평범한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를 자극했던 것, 셋째 경제난과 청년실업으로, 현재 네팔은 청년 실업률이 20%를 넘고, 경제적 불평등이 심각하고,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와 일자리 부족, 해외 이주 증가로 청년층의 불만이 폭발했다는 것, 넷째 정치적 불안정으로, 2008년 왕정 폐지 이후 14차례나 총리가 교체되면서 정치 혼란이 지속되었고, 국민들은 기성 정치권에 깊은 불신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네팔 폭동은 SNS 차단이 도화선이었으나 그 밑바탕에는 부패, 경제난, 세대 갈등 등 구조적 불만이 누적되어 폭발한 결과라는 분석이었습니다.

유발 하라리가 쓴 <넥서스>에는 미얀마에서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이슬람을 믿는 소수 종족인 로힝야족에 대해 벌인 2010년의 종족 갈등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종교를 달리하는 종족간의 갈등은 어느 나라나 항상 문제가 되어 왔습니다. 미얀마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단지 불교를 숭상하는 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점이 의아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이러한 갈등의 원인이 극단적인 종교지도자의 증오라는 정서,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들의 수익 창출을 위한 '사용자 참여도 확대'라는 알고리즘이 결정한 증오 영상 노출 증가라고 이야기합니다. 처음엔 페이스북의 수익 창출과 증오 영상 노출의 증가가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의식과 지능은 다른 것이며, 의식은 기쁨, 슬픔, 화냄, 분노 등을 말하며, 인간이 가진 고유한 품성이고, 지능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즉 AI, 인공지능은 사용자 참여도 확대를 지시한 최고경영자의 결정에 따라 페이스북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폭넓은 시도를 했고, 그 결과 사람들이 분노라든가 증오를 드러내는 영상에 높은 관심을 보였고 이는 페이스북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주었으며, 이는 페이스북의 수익으로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은 로힝야족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드러내는 영상을 미얀마의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게 자주 노출했고 그 결과는 참단한 결과를 불러왔습니다. 따뜻함과 자비를 말하는 영상보다 증오를 드러내는 영상에 더 많이 노출된 사람들은 로힝야족에 대해 분노했고 결국 인종청소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사람이 아닌 AI 알고리즘이 인간의 역사에 영향을 끼친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네팔의 사태도 SNS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AI가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네팔 정부가 허위 정보의 유포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고위층 자녀의 사치스러운 생활은 네팔 뿐 아니라 어느 나라에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사치스러운 생활을 과시하는 영상과 대조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영상이 퍼졌다는 것에 주목하게 됩니다. 왜 이 영상들이 퍼졌을까? 여기에 SNS 알고리즘이 개입했을 거라는 의심이 드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네팔 정부는 SNS를 전면 차단하는 무리수를 두는 대신 아름다운 관광자원을 홍보하고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기 위해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지, 그 외에도 청년층의 실업률 감소를 위해 어떤 일자리를 마련해야 하는지를 먼저 고려하고, 고위층의 부패에 대한 자정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경기 침체와 일자리 부족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었어야 할 것입니다. 네팔 정부의 해결 과정을 전세계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저는 그들의 합리적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응원합니다. 그것은 앞으로 AI 시대를 살아갈 미래 세대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여겨집니다.

학자들은 AI 알고리즘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아니 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는 폭넓은 자료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벗어난 그 무엇을 결정하고 움직이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미 2010년에 미얀마의 종족간 분쟁처럼 인간의 역사에 개입했고, 2025년 네팔의 사태에도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개입했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솔직히 두렵습니다.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AI 알고리즘의 판단과 지능을 인간들이 그저 장미빛 미래로 보아야 할지에 대해 말입니다. 

정부나 단체의 개입이나 자정장치 없이 AI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이미 깊숙히 권력층에 침투해서 그들을 조종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 유발 하라리는 경고하고 있습니다. 과연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AI 시대에 사람들의 미래가 밝기만 한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고, AI 알고리즘 설계자들이 인간의 삶에 긍정적인 요소, 수익만을 따르지 않도록 하는 자정장치, 어떤 알고리즘으로 설계되었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에 따른 어떤 긍정적인 결과나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전망도 공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어떤 선에서 알고리즘을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권을 사람들이 가질 수 있게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의 미래를 AI에게 맡기고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통제하고 결정하고 끊임없이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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