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 홍승수 옮김, 사이언스북스, 2020.
지구는 대략 46억 년 전에 성간 기체와 티끌이 응축된 구름 속에서 만들어졌다. 화석 기록을 통해서 우리는 최초의 생명이 대략 40억 년 전 원시 지구의 바다나 연못에서 태어났다고 알고 있다. 최초의 생물은 오늘날의 단세포 생물만도 못한 것이었다. 단세포 생물은 고도로 정교한 형태를 구비한 여엿한 생물이다. 생명의 첫 걸음은 이보다 훨씬 보잘것없는 수준에서 시작했다.
40억 년 전 지구라는 에덴동산에는 분자들만이 우글대고 있었다. 그 당시 에덴동산에는 다른 분자를 잡아먹는 포식자들이 없었다. 개중에 어떤 분자들은 비효율적인 자기 복제술로 자신을 엉성하게 복제해 남겨 놓기도 했다. 자기 복제 기술을 완전히 터득한 분자들이라야 생명 현상이란 건물을 구축하는 데 쓰일 벽돌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 자기 재생산, 돌연변이 그리고 가장 비효율적 종들의 선택적 제거와 더불어 진화는 분자 수준에서도 이렇게 잘 진행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기 복제술의 완성도는 점점 나아졌다. 마침내 특정 기능들을 수행할 수 있는 분자들이 한데 모여서, 일종의 분자 집합체인 최초의 세포가 만들어졌다.
약 30억 년 전 단세포 생물이 세포 분열 후 두 개의 독립된 세포로 되지 못하고 그대로 붙어 있는 것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유는 돌연변이 때문이었으리라. 이것이 최초의 다세포 생물이 태어나는 과정이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 하나하나가 싶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모듬살이를 하는 일종의 생활 공동체인 셈이다. 이 공동체는 한때는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던 부분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은 100조 개가량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니까 사람 한 명 한 명은 수많은 생활 공동체가 모여서 만들어진 또 하나의 거대한 군집인 샘이다.
10억 년 전쯤부터 식물들이 협동 작업을 통해 지구 환경을 엄청나게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그 시절 바다를 가득 메운 단순한 녹색 식물들이 산소 분자를 생산하자마자 자연히 산소가 지구 대기의 가장 흔한 구성 물질 중 하나가 되었다. 원래 원시 지구의 대기는 수소로 가득했다. 이렇게 해서 지구 대기의 성질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1000만 년 전에 인간과 아주 비슷한 생물이 처음으로 나타났으며 그들이 진화함에 따라 뇌의 크기도 현저하게 커졌다. 그리고 그 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겨우 수백만 년 전에 최초의 인간이 나타났다.
인류의 조상이 숲에서 성장했기 때문인지 우리는 자연스럽게 숲에 친근감을 느낀다. 하늘을 향해 우뚝 서 있는 저 나무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나뭇잎들은 광합성을 하기 위해서 햇빛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나무는 주위에 그늘을 드리움으로써 자기 주위의 식물들과 생존경쟁을 한다. 나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면 나무들이 나른한 은총(햇빛)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밀고 밀치며 씨름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대폭발에서 은하단, 은하, 항성, 행성으로 이어지고, 결국 행성에서 생명이 출현하게 되고 생명은 곧 지능을 가진 생물로 진화하게 된다. 물질에서 출현한 생물이 의식을 지니게 되면서 자신의 기원을 대폭발의 순간까지 거슬러 올라가 인식할 수 있다니, 이것이 우주의 대서사시가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가!
과학은 단지 도구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은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도구이다. 과학에는 고유한 특성이 있다. 자신의 오류를 스스로 교정할 줄 안다는 것이 하나의 특성이다. 또한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또 다른 특성이 있다. 그리고 화학하기에는 우리가 지켜야 할 규직이 있다. 그것은 단 두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 번째는 신성불가침의 절대 진리는 없다는 것이다. 가정이란 가정은 모조리 철저하게 검증돼야 한다. 과학에서 권위에 근거한 주장은 설 자리가 없다. 두 번째는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주장은 무조건 버리거나 일치하도록 수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지구 이외의 다른 곳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이 지구에만 있다. 인간은 지구라고 불리는 이 자그마한 행성에서만 사는 존재이다. 우리는 희귀종인 동시에 멸종 위기종이다. 우주적 시간에서 볼 때 우리 하나하나는 모두 귀중하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너와 다른 생각을 주장한다고 해서 그를 죽인다거나 미워해서야 되겠는가? 절대로 안 된다. 왜냐하면 수천억 개나 되는 수많은 은하들 중에서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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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월요일, 고요히 지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지구라는 행성 위 먼지나 티끌보다 작은 인간으로 나서 무엇을 하다가 언제 어디로 사라져 가는가? 우주의 탄생과 진화, 소멸의 시각에서 보면 인간의 삶이란 너무나 찰나의 순간이라 지금까지 그래왔듯 어느 순간 멸종하거나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임에도 나는 오늘 당장 무엇을 먹을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급급합니다. 그럼에도 지구의 소멸은 인간의 시간에서 볼 때 영원이기에, 순간을 살 지라도 영원을 꿈꾸며 살아가는가 봅니다. 오늘도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