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
■ 지금까지 살면서 고마웠던 분이 있다면?
제 꿈을 실현하도록 기반을 만들어주신 분들이 계신다. 그분들께 감사드린다. 아라월드를 기획하면서 알게 된 분으로 사드를 지나오면서 저를 축제 추진위원으로 불러주셔서 다시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주신 분이다. 그동안 실망도 많이 끼쳤지만 항상 마음속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아직 이룬 건 없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성주에서 문화나 관광·행사 등 사업을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SJ기획사를 구상중이며, 지역뿐 아니라 타지역 업체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외부의 자원을 지원받아 지역에 접목하는 기획사를 계획 중이다. SJ기획사의 정식 법인은 12월중 나올 예정이고 현재 여행사를 위한 서류를 준비 중이다. 내년이 저에겐 중요한 해다. 아울러 타지역 대학생들에게 한옥체험이나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변의 고택과 연계해 고택문화를 느끼도록 하고 싶다.
■ 여행사나 기획사를 하려고 마음먹은 이유는?
여행업을 통해 성주의 관광을 활성화시키려고 계획하고 있다. 기존 여행사는 지정받은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곳인데 비해, 저는 여행을 짜고 디자인할 수 있기 때문에 패키지나 여행상품을 직접 만들 수 있고, 여행사와 연계해서 상품을 판매할 수도 있어 좋은 점이 있다. 기획이나 여행사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호주에서 직접 보고 듣고 겪은 모든 경험들이 바탕이 됐다.
■ 해외여행을 많은 다녔는지?
24살때 호주에서 1년 6개월 정도 워킹홀리데이로 체류하며 머문 적이 있다. 그곳에서 직접 생활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고 영어도 많이 배웠다. 군대를 제대하자마자 150만원과 왕복비행기표만 들고 바로 호주로 갔다. 그곳에서 공장도 다니고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돈을 벌었고, 거기에 정착해서 살 생각도 했다. 그러다 잠시 다니러 왔다가 성주에 정착하게 됐다.
■ 어떤 계기로 다시 돌아오게 됐는지?
향수병이 무서웠다. 호주는 자연경관도 좋고, 먹고 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고향에 대한 향수가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외로워서 잠깐 들어왔다가 다시 나갈 생각이었는데 정착하게 됐다. 호주가 그리울 때도 있다. 날씨도 좋고 사람살기에도 좋다. 그렇지만 지금은 성주에서 활동하다보니 이곳의 생활에도 만족하고 있다.
■ 호주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했는지?
쇼핑몰에서 일하거나 여행 겸 투어를 하며 농장을 떠돌면서 일했다. 숙식을 제공해주니 한 농장에서 일하고 거기서 돈을 모으면 또 다른 지역의 농장까지 여행을 하곤 했다. 돈이 떨어지면 농장에 들어가서 돈을 벌고, 돈을 벌면 다시 여행을 다녔다.
농장에서는 포도, 호박, 올리브, 체리 등 열매를 따거나 가지치기를 했다. 시드니에 가서는 쇼핑몰에 소속된 청소회사에 들어가 엄청나게 큰 쇼핑몰에서 나오는 상자를 수거했다. 거기서는 그것만 해도 먹고 사는데 별문제가 없었다.
한국 사람에게 고용되면 시간당 13불(약 15,000원)을 버는데 비해 호주사람에게 소속돼 근무하면 시간당 25불 정도로 2배나 많이 벌었다. 그곳에서 시간당 약 4~5만원을 벌었으니 3시간만 일해도 먹고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다. 물론 생활의 차이가 나지만 숙식을 해결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그리고 한국사람들이 일을 열심히 해서 워킹머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그곳 사람들도 한국 사람을 많이 쓰려고 했다. 호주사람이 운영하는 회사에 정식으로 입사해 그들이 받는 수준의 월급을 받았고 당시로서는 꽤 많은 돈을 벌기도 했다.
■ 한국에 돌아와서는 어떤 일을 했는지?
당시 수상스포츠가 한창 인기있을 때라 당시 성주군청 문화관광과 관계자에게 성주호에 수상레포츠를 하면 크게 성공할 것이라 제안했다. 그 제안이 받아들여져 전국에 있는 수상레포츠를 벤치마킹하고 사업계획서를 쓰고 농업기반공사에 수면외 사용승인을 받았다. 허가를 받는데 5년이나 걸렸다. 당시 잘하던 영어학원도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5년간 버티면서 힘들었다.
그래서 평화발레오라는 대구업체에 들어갔다. 대구 굴지의 회사로 처음엔 한달 정도 아르바이트를 할 요량으로 면접을 보았는데 그 회사 부장님이 마음에 들어 하면서 한달만 잘 버티면 정식을 시켜준다고 약속했다.
막상 들어가 보니 복지부터 근무시간까지 너무 좋아 10년간 그곳에서 근무했다. 10년간 근무하고 기획에 뛰어든 건 5년 정도 됐다. 사드배치로 성주에서 문제가 터졌을 때 평화발레오를 그만두고 나와 사드배치반대 기획단에 들어가 열정적으로 100만인 서명운동을 앞장서서했다.
언제나 마음속에는 기획에 대한 열정이 있어 이때라고 생각하고 회사를 그만뒀다. 나와서는 4년간 고생했다. 선남에 있는 별고을테마파크 기획팀장으로 있으면서 물놀이장이나 펜션시설을 기획했다. 직접 운영은 적성에 맞지 않아 기획만 했다.
■ 기획은 수입이 일정치 않은데 어떻게 생활하는지?
지금도 새벽 5시반에 일어나 왜관 물류센터에서 성주까지 택배를 나르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8시반쯤 성주에 도착해 아이들을 어린이집으로 보내고 출근해서 오후 6시까지 기획업무를 하고 퇴근후 저녁시간에 2~3시간 성주에서 왜관까지 다시 택배 아르바이트를 한 후, 저녁 9시나 10시경 집으로 돌아온다.
주말엔 청휘당 행사진행으로 바쁘다. 예전에 별고을테마파크를 기획할 때는 수입이 대기업 수준의 절반이하로 떨어졌고 둘째가 태어나 집사람마저 일을 쉬던 때라 굉장히 힘들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잠을 줄이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아이들 학원비와 생활비를 보탤 정도로 벌었다. 기획만 해서는 고정수입이 없어 힘들다.
평균 잠자는 시간이 네다섯시간으로 낮에 일이 없을 때는 청휘당을 정리하고 잠시 쉬기도 하지만 주말도 없이 일하고 있다. 물류택배는 무겁고 종류도 많아 힘들지만 적응하고 나니 괜찮다. 지금 2년째로 생활패턴이 바뀌니까 적응해서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집사람도 일을 다녀 항상 부모님 집에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온다. 애들이 학교와 학원을 마치면 부모님 댁에 가있어 마음 편하게 일하고 있다. 가끔 부모님이 힘드실 거 같아 신경이 많이 쓰이기도 한다. 주변에선 부모님 댁에 식구들이 많아 보기 좋다고 부러워하는 분들도 계시다.
■성주 관광산업이 발전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성주에는 프로그램이 많아 서로 연계하면 좋지만 사람들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힘든 점이 있다. 또 외부 사람들이 도와주고 싶어도 일단 배제되기도 한다. 너무 받아들이면 정작 계시는 분들이 설 땅이 좁아질 수도 있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는 한다.
한개마을의 경우, 전주한옥마을처럼 상업화되기 보다는 지금 형태를 지켜가면서 조금 더 고급되고 세련된 느낌이 나는 찻집과 먹거리가 있으면 좋으리라 생각한다.
또 아라월드를 기획할 당시는 수상레포츠가 붐이었지만 5년에서 10년 정도 흐르다보니 물놀이 트랜드가 바뀌었다. 가족단위로 시설도 깨끗하고 안전하게 놀 수 있는 대형워터파크로 몰리고 있어 또다른 방법을 모색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으며, 학생들은 이용료가 비싸 개별적으로 가기 어려워 단체에서 많이 가는데, 개인이 갈 경우엔 비용이 부담되고 단체들 사이에 끼게되면 조금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작년 성밖숲 물놀이장은 제가 제안한 것으로 처음 시작해서 반응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올해 성주문화예술회관 앞에 물놀이장을 개장한 것에 대해서는 약간 아쉬웠다. 작년 한여름 동안 고생한 저에게도 문의가 올 줄 알았는데 외부업체가 외주를 받아 기획하고 진행했다. 현재 청휘당을 운영중이라 물놀이장까지 하긴엔 어려운 점도 있지만, 앞서 운영하면서 문제점이나 좋은 점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며 조언을 구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금수문화예술마을에서 문화가 있는 날 등 참여하고 싶은 행사를 많이 진행하는데 한달에 한번 진행하다보니 시간이 안 맞으면 못 가는 경우가 있다. 정작 가고 싶어서 가려고 해도 일정이 맞지않아 편하게 갈 수 있는 장소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 학생이나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저는 ‘도험소보’란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사는데 ‘험난하고 힘든 길, 웃으며 걸어가자’란 뜻이다. 목표한 바가 있으면 험난해도 웃음이 절로 나고, 웃으면서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 성공하게 되리라 여긴다. 그것이 바로 내 미래의 모습이기 때문에 힘들다고 절대 포기하지 말고 항상 웃으면서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은 이상 살아가는 것은 누구나 힘들다. 사실 저도 힘들지만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다. 남들이 보면 별거 아닌 듯 보이지만 살아남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시행착오와 실수도 많았지만 그런 것들이 하나의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힘을 내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