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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이준희 자선산부인과 원장님 돌아가시고 35년간 이어오던 병원 문닫아

조진향 기자 입력 2024.08.06 13:09 수정 2024.08.06 13:14


20여년 전, 아이들을 임신했을 때 왜관 자선산부인과를 다녔다. 다른 병원도 있었지만 자선산부인과는 친정 모친이 다니던 병원이기도 해서 세 아이를 임신해서 진료를 받으러 다녔다. 

예전에는 자선산부인과에서 분만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20년 전부터 구미나 대구에 있는 큰 병원에서 분만하도록 바뀌었다. 어쩔 수 없이 8개월까지 자선병원에 산모수첩을 들고 한달에 한번 검사를 받으러 갔고, 막달이 가까워오는 9개월부터 아기를 낳을 병원으로 옮겨 산전 검사를 받고 일주일에 한번씩 큰병원으로 갔었다.

최근 갱년기 호르몬 변화 때문인지 불면증이 생기고, 혈압이 오르고, 심장도 제멋대로 뛰고, 몸의 변화를 사춘기만큼 겪고 있어서 여성호르몬의 감소가 원인인지 알기 위해 산부인과를 찾아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래서 예전에 다녔던 자선산부인과를 찾았다. 그런데 평일인데도 병원 문이 굳게 닫혀있고, 문에는 2024년 3월 4일부로 진료를 종료하게 되었다며, 지난 35여년간 자선의원을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안내문구가 붙어있었다.


그 순간 뭔가 아쉽고 한 사람의 생이 참으로 가볍고, 먼지처럼 왔다갔는지도 모르게 사라지는 것에 대해 씁쓸하고 애석한 감정이 들었다. 35년간 수많은 아기들이 이 병원에서 태어났을테고 수많은 생명이 울음을 터트린 곳이었는데 어쩜 이리도 조용할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자선산부인과 원장님이 어떤 인상이었는지, 어떤 말투였고, 얼마만큼 친절했는지, 얼마나 상세하게 알려주려고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어찌보면 굉장히 사무적이고 기계적인 의사선생님이었고, 그래서 편하게 진료를 받으러 갔던 것 같다. 원장님이 인간적으로 사람들과 어떠한 교류가 있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요즘 의료분쟁을 보면 시골이나 농촌으로 의사들이 오지 않으려고 하고, 대도시로만, 또 인기있고 돈 많이 버는 진료과목만 선호하고, 그래서 산부인과 병원이 없는 지역이 많은데, 이렇게 왜관에서 묵묵히 터를 잡고 진료를 해오신 것만 해도 참 감사하고 고마운 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부디 편안히 영면하시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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