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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왜관읍 호국의 다리 아래로 스트로폼, 나무조각 등 부유물 둥둥

조진향 기자 입력 2024.08.06 14:12 수정 2024.08.19 07:46

아침 일찍 낙동강둑을 산책하러 나섰다. 어제 오후, 소나기가 쏟아져 지난 밤에는 모처럼 열대야에 시달리지 않고 시원하게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가뿐한 기분으로 산책을 나섰다. 낙동강 산책로를 따라 코스모스와 금계국이 이젠 지고 잡풀이 무성하다. 2주일 전 쯤, 예초기를 어깨에 매고 낙동강둑에 있는 풀을 베는 분이 계셨는데 그때 잘랐던 풀은 아직 자라지 않았다. 그렇지만 다른 곳은 풀들이 우묵하다. 

분수 공원을 지나 호국의 다리를 건넌다. 호국의 다리는 호국평화 테마파크 조성공사의 일환으로 도장 공사와 경관조명 공사는 끝났고, 바닥 보수 공사가 남아있는데 공사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호국의 다리를 건너 약목면 역사너울길 데크로드를 걷는다. 데크로드 주변으로 칡넝쿨과 가시박이 왕성하게 줄기를 뻗어 나무를 타고 오른다. 굵은 아름드리 나무의 키가 제법 높은데도 가시박은 죽죽 뻗어 올라가 꼭대기까지 얼마남지 않았다. 

산책로 옆에 있는 뽕나무와 아까시 나무, 버드나무의 잎새가 벌레가 파먹었는지 잎맥만 남고 앙상하고 허옇게 어늘어늘 그물망을 짠 것처럼 잎사귀가 병들었다. 어떤 곳은 벌레들이 잘게 썰어서 먹고 똥을 누었는지 바닥에 초록 똥이 가득하고, 어떤 곳은 잎사귀가 후두둑 떨어져있다.

데크로드를 따라 걷다보니 대나무 숲이 시원하게 이어져서 불어오는 바람에 우수수 흔들린다. 드문드문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조금 더 가자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이 나온다. 작년까지 여름이면 메타세콰이어 나뭇잎이 새파랗고 푸릇푸릇해서 시원했는데 올해는 갈색이나 주황색으로 울긋불긋 단풍든 것 마냥 아파 보인다.


역사너울길이 끝날 즈음 데크로드에 가기 전 왼쪽에 어린아이들이 말타기 놀이를 하는 조형물이 있다. 처음 설치되었을 때는 이곳에 앉아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그런데 지금은 조형물이 얼룩덜룩 때가 끼고 지난 장마 때 물이 들어와서인지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시설물을 설치할 때는 반드시 사후 관리를 몇 년간, 누가, 얼마의 주기로, 얼마의 예산을 투입해서, 얼마의 인원으로 할 것인지, 그리고 폐기는 언제 누가 어떻게 얼마의 예산으로 할 것인지를 규명하고 지었으면 좋겠다.

군수나 시장이나 대통령이 새롭게 임명되면 그들의 위업을 위해 시설물이 보기 좋게 세워지고 얼마 지나지않아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버려지는 시설물들이 주변에 얼마나 많은가? 혈세가 낭비되었다 싶은 곳이 얼마나 많은지 돌아보고 사후관리까지 생각해서 하나를 짓더라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기를 바래본다.



돌아오는 길에 데크로드 왼쪽 절개지 몇 군데가 최근 내린 비로 토사가 흘러내린 곳이 있었다. 그대로 두면 다시 태풍이 오거나 폭우가 쏟아지면 더 패여 무너질 위험이 있어 보인다. 주변에 가시박은 주변 나무를 감고 무성하게 뻗어나가고 있다.

바람이 불어 시원했지만 햇살이 뜨거워 땀이 연신 흘러내린다. 그래도 강바람은 맑고 하늘은 청명하다. 호국의 다리를 되짚어온다. 멀리 아파트며 산그림자가 강물에 드리워져 너울거린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강물 위에 스트로폼 조각이며 나무조각, 플라스틱, 폐비닐들이 둥둥 무수히 많이 떠 다닌다. 이게 뭔가? 다시 바라보니 강물 속에 시커먼 비닐이 흐느적 거리고, 찌그러진 플라스틱 트렁크도 둥둥 떠가고 나무조각들이 가득 쏟아져 흐른다.

얼마전 칠곡보에 갔을 때 장마에 떠내려온 부유물들이 칠곡보 중간에 가득 걸려 있던데 그것들이 지난 밤 폭우에 떠내려 온 건가? 

칠곡보에 걸려있는 부유물들을 바로 건져냈다면 저렇게 흘러가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마구 쓰고 버리는 인간들의 이기심과 자연을 훼손하고도 미안한 줄 모르는 뻔뻔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안타깝고 답답했다. 

칠곡보에 해마다 장마나 폭우가 쏟아지면 가득 걸려있는 부유물들을 칠곡군과 구미시와 협의해서 일주일 이내에 인원을 투입해서 바로바로 걷어낸다면 이런 일은 없을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한 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 시.군과 한국수자원공사가 협력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인식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쓰레기를 버린 곳에서도 책임의식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낙동강변을 걸으면서 왜관읍 강변으로 가득 밀려온 쓰레기더미를 보며 차라리 칠곡보에서 처리했으면 좁은 반경 안에서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을 문제가 낙동강 전체로 확산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환경을 지키는 것이 어느 누구 한 사람의 힘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정말 아름답고 깨끗한 그대로의 산과 강과 자연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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