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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곡호국평화기념관 누리집 사진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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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순
탁씨 아저씨는 시댁 동네에서
무허가 치과를 하던 사람인데
어느 날, 딸 하나를 데려와서 밥만 먹여 달라며
이름은 숙이라고 하고 두고 갔다
가끔 한 번씩 딸을 보러 와서
6.25 때 이야기를 어제 겪은 것처럼
구수하게 잘도 한다
가산산성을 누비고 다니면서
죽은 군인들의 입을 벌려
금이빨을 뽑아 돈벌이를 하고
목이 마르면 시신의 철모를 벗겨
계곡물을 떠먹고
집에 가져와서 우물에 두레박으로 쓰니
동네 사람들이 너도 나도 부탁해
담뱃값은 벌었다고 하네
어떤 사람은 두 개를 사가면서
하나는 똥 푸는 바가지로
그 철모는 누구의 가슴 아픈
아들의
동생의 철모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