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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신뢰하고 세상을 배우는 위탁형 대안학교 나섬학교

조진향 기자 입력 2026.10.22 10:02 수정 2026.10.22 12:24



‘나눔과 섬김의 학교’라는 의미의 나섬학교를 아시나요?

입시 위주의 경쟁사회에서 자신의 길을 찾고 싶어하는 소외된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가톨릭상지대학교는 2005년 나섬학교를 설립했습니다.

나섬학교는 가정형편, 성적, 엄격한 규율, 진학, 취업, 적성, 교육내용 등 다양한 이유로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교육을 통해 고등학교 교육을 마칠 수 있도록 돕는 위탁형 대안고등학교입니다. 현재 경상북도 안동시에 있는 가톨릭상지대학교 내(경북 안동시 상지길45, 가톨릭상지대학교 두봉관)에 있습니다.

도내에는 15개 위탁형 대안학교가 있으며, 경상북도교육청은 이를 지정하고, 매년 교육내용과 운영의 적정 여부를 관리·감독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위탁형 대안학교를 졸업하면 재학 중인 본교의 학력을 인정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내 고등학교에 재학중이거나 자퇴 위기에 처한 학생이 입학할 수 있습니다. 퇴학나 휴학 중인 학생은 복교 절차를 거쳐 학적을 회복한 후 위탁이 가능합니다.

↑↑ 교실 전경

나섬학교의 학생들은 1학년부터 3학년 학생들이 같은 교실에서 공부합니다. 수업 과목은 정규교과 과정(국어, 사회, 역사, 영어)과 대안 교과 과정이 별도로 운영되며, 미용 특성화 수업 외에 논술, 문예창작, 홈패션, 미술공예 등을 3명의 상주 교사와 4명의 외부 선생님들이 지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예술의전당 전시 및 LG아트센터 뮤지컬 관람, 콘서트 관람을 통해 학생들의 학업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교우관계를 돈독히 하며, 진학과 취업에 도움을 주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안동시 평생학습축제에도 참여해 체험부스를 운영하며 나섬학교를 알리기도 했습니다. 2025년에는 경상북도교육청의 우수 프로그램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다양한 문화체험을 하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문학예술 등의 도서를 구입했습니다.

이외에도 자율활동으로 백일장, 시낭송 대회, 미용실기 대회를 해마다 개최하여 우수한 학생을 시상하고 있으며, 독서감상과 글쓰기를 통해 학생들이 생각하고 글쓰는 실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체험학습으로 월 1회 영화관람, 브런치 공연, 운동(탁구, 배드민턴, 볼링), 공예 체험(쿠션 만들기, 민화그리기), 요리 교실, 문학관 방문과 수학여행을 전교생이 모두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2025년도 3학년 학생(8명) 전원이 대학교에 진학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경국대 경영학과·건축과·행정과·인문문화학부, 대구보건대 스포츠재활치료과, 가톨릭상지대 자동차학과, 오산대 호텔조리학과, 과학대 치위생과에 합격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교육의 밑바탕에는 가톨릭상지대학교, 경상북도교육청 및 안동시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으며, 위탁형 대안학교를 이끌어온 초대 故 신효원·김창호·우명식 교장선생님의 교육철학과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열의와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우명식 교장선생님의 교육철학, ‘언어는 인격이다’

저는 무엇보다 고운 말을 쓰고, 먼저 인사하도록 가르칩니다. 고운 말을 쓰는 것은 가장 먼저 그것을 듣는 나 자신을 존중하고 상대방도 존중하는 태도입니다. 그리고 먼저 인사하는 태도도 상대방의 마음을 열게 합니다. 이것은 공부나 시험 성적보다 살아가는데 더 중요한 덕목입니다.

두 번째로 책을 많이 읽도록 권유합니다. 책은 다른 사람의 지식과 삶의 경험을 배울 수 있고,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사람에 대한 이해력과 사고력을 넓힐 수 있습니다. 해마다 교내 백일장과 독서감상문 발표대회, 시낭송을 하는 이유는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쓰면서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글쓰기는 내면의 아픔을 꺼내서 쓰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마음 속 아픔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이나 친구, 좋아하는 사람에게 편지쓰기를 통해 마음을 표현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공부보다 인성이 바른 아이가 되면 좋겠습니다. 속상한 일이 있어도 상대를 잘 대해주는 것이 바른 인성이라고 가르칩니다. 마음이 안정되면 공부는 언제든 할 수 있지만 인성이 바르지 않으면 사람들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소박하지만 좋아하면서 기쁘게 할 수 있는 일 한가지를 하라고 권유합니다. 언제나 자신을 칭찬하고, 나에게 고마운 일 5가지를 찾아보라고 합니다. 처음엔 한가지도 쓸 것이 없다던 학생들이 나중엔 10가지 이상 쓰고 싶은게 생겼다고 하는 모습이 대견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버킷리스트 작성을 권유합니다. 내 인생의 마지막에 후회하지 않을 꼭 해보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써보라고 합니다.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쓰면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으며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 자신의 삶에 책임지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면?

전교생이 14명이지만 다들 개성이 강합니다. 이 아이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누구나 상처받은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이 이곳에 와서 치유받고 희망을 간직하며 꽃을 피우는 모습은 씨앗이 발아한 느낌입니다.

한 사람의 힘으로 이러한 아이들을 교육할 수 없고, 돈만으로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습니다. 학교와 학부모님과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들의 감정까지 세심하게 돌봐야 합니다. 학생들이 처음 이곳에 오면 학교에도 잘 나오지 않으려고 해서 전화하거나 집으로 찾아가기도 합니다. 무기력하고 수업시간에 졸고 반항적이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눈빛이 또렷해지고 얼굴 표정이 밝아지면서 자신감을 갖습니다.

나섬학교는 학생들이 꿈을 찾도록 돕습니다. 자신의 꿈을 찾아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포기하지 않도록 돕습니다. 처음 이곳을 찾는 학생들은 대부분 마음이 아프고 힘든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범하지 않지만 진정으로 대하면 마음이 통하고 그러면 변화합니다. 그럴 때마다 교육의 힘이 크다는 것을 느낍니다. 어둠 속을 헤매던 아이들이 꿈을 찾아 빛나는 아이들이 되는 것이 좋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위탁형 대안학교의 교육적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청의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충분한 지원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학습과 문화활동의 기회를 넓혀줍니다. 외부의 우수 강사를 초빙해 보다 전문적이고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위탁형 대안학교에 대한 지원 확대는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확대하고,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

학생들이 선생님들에게 보낸 편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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