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언 어휘의 어원 연구(9)
-경북 방언과 대비하여
신승원
경북향토사연구회 회원(의성)
Ⅱ. 방언 어휘에 대한 어원 분석
4. 겨울과 관련된 어휘
여기에서는 ‘함박눈, 고드름, 감기, 벽’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3) 감기
a. 숭감:흉감(凶感)>*슝감>숭감(함북, 함남)
숭감은 한자어 명사 흉감이 어원이다.
b. 윤감:륜감(輪感)>뉸감(함북)>윤감(함남)
윤감은 한자어 륜감이 어원이다.
c. 순증:흉증세(凶症勢)>*흉증>*슝증>*숭증>순증(강원)
순증은 한자어 흉증세가 어원이다. 말음절 세가 절단외어 흉증에서 음운변화가 연이어 일어났다.
d. 수낭이:수난(受難)+-이(접미사)→수난이(함북, 함남)>수낭이(함남)
e. 시렝이:수난(受難)+-이(접미사)→수난이(함북, 함남)>수낭이(함남)>*수냉이>*수넹이>*스넹이>*시넹이>시렝이(함북)
d, e는 한자어 명사 어근 수난에 접미사 -이가 결합되어 생성된 파생어이다.
f.곱불:고ㅎ(鼻)+ㅅ+블(火)→곳블(분문온역이해방 4ㄱ,1542년)>곳불(동문유해 하:61ㄱ,1748년)>*곧불>곱불(평북, 평남)
g.고풀:고ㅎ(鼻)+ㅅ+블(火)→곳블(분문온역이해방 4ㄱ,1542년)>곳불(동문유해 하:61ㄱ,1748년)> 고뿔(강원, 충북, 충남, 경북, 경남, 전남, 제주)>고풀(충남, 전남)
f, g는 명사 고ㅎ+ㅅ +명사 블이 결합하여 형성된 합성어이다.
i. 행불:행(<ᄒᆡᆼ, 行)+블(火)→*행블>행불(함북)
행불은 한자어 동사 行에 명사 불이 결합된 합성어이다. 그 의미는 몸에 돌아다니는 불이다.
j. 강기:감기(感氣)>강기(평북, 평남, 강원, 충북, 경북, 경남, 전북, 제주)
강기는 한자어 단일어 감기에서 자음동화가 일어난 어형이다.
k. 감환:감기(感氣)+병환(病患)>감환(경북)
감환은 명사 감기와 명사 병환의 혼효어이다.
l. 개존머리:개+좆+머리→개좆머리>*개졷머리>개존머리(전남)
m. 개조때가리: 개+좆+대가리→개좆대가리>개좃대가리(전남)>개조때가리(전남, 경남)
n. 개조뿌리:개+좆+부리→개좆부리>*개좃부리>개조뿌리(전북, 충북)>개조푸리(전남)
l~n은 명사 개+ 명사 좆+ 명사 {머리, 대가리, 부리}가 결합되어 실현된 합성어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를 정리하면, 표준어 감기에 해당하는 경북방언형은 g고뿔, j강기, k감환이다.
고뿔은 순수한 고유어로 이루어진 합성어이나, 강기는 한자어로 이루어진 단일어, 감환은 한자어로 이루어진 혼효형이다. 고뿔은 강원, 충북, 충남, 경남, 전남, 제주방언에도 나타나고 있어 여러 다른 지역 방언과 일치하고 있다. 강기는 평북, 평남, 강원, 충북, 경남, 전북, 제주방언에도 나타나 전국 대부분의 방언과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감환은 경북방언에만 유일하게 나타나고 있어 타 지역 방언과 차이를 보인다.
4) 벽
a. 바람:ᄇᆞᆯ(土)+-ᄋᆞᆷ(접미사)→ᄇᆞᄅᆞᆷ(석보상절 9:24,1446년)>ᄇᆞ람(신증유합상:23,1576년)>바람(평북, 황해)
바람은 명사 ᄇᆞᆯ(土)과 접미사 -ᄋᆞᆷ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파생어이다.
b. 보롬벽:ᄇᆞᆯ(土)+-ᄋᆞᆷ(접미사)+벽(壁)→*ᄇᆞᄅᆞᆷ벽>*ᄇᆞ롬벽>보롬벽(함북)
c. 보름벽:ᄇᆞᆯ(土)+-ᄋᆞᆷ(접미사)+벽(壁)→*ᄇᆞᄅᆞᆷ벽>*ᄇᆞ름벽>보름벽(함북)
d. 바람뼉:ᄇᆞᆯ(土)+-ᄋᆞᆷ(접미사)+벽(壁)→*ᄇᆞᄅᆞᆷ벽>*ᄇᆞ람벽>바람벽(함북, 함남)>바람뼉(평북, 강원)
e. 바름빡:ᄇᆞᆯ(土)+-ᄋᆞᆷ(접미사)+벽(壁)→*ᄇᆞᄅᆞᆷ벽>*ᄇᆞ름벽>*바름벽>*바름뼉>바름뻑(강원)>바름빡(강원)>바름팍(강원)
f. 베러빡:ᄇᆞᆯ(土)+-ᄋᆞᆷ(접미사)+벽(壁)→*ᄇᆞᄅᆞᆷ벽>*ᄇᆞ름벽>*바름벽>*바름뼉>바름뻑(강원)>바름빡(강원)>*배름빡>베름빡(경기, 충남)>베럼빡(경북)>베러빡(경북)
g. 베루빡:ᄇᆞᆯ(土)+-ᄋᆞᆷ(접미사)+벽(壁)→*ᄇᆞᄅᆞᆷ벽>*ᄇᆞ름벽>*바름벽>*바름뼉>바름뻑(강원)>바름빡(강원)>*배름빡>베름빡(경기, 충남)>*베르빡>베루빡(경북)
h.빌빡:ᄇᆞᆯ(土)+-ᄋᆞᆷ(접미사)+벽(壁)→ᄇᆞᄅᆞᆷ벽>*ᄇᆞ름벽>*바름벽>*바름뼉>바름뻑(강원)>바름빡(강원)>*배름빡>베름빡(경기, 충남)>*베르빡>*베리빡>비리빡(경북)>빌빡(경북)
b~h는 명사 ᄇᆞᆯ(土)+접미사 -ᄋᆞᆷ+명사 벽(壁)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합성어이다.
이제까지 고찰한 것을 정리하면, 표준어 벽에 해당하는 경북방언형는 f의 베럼빡/베러빡, g의 베루빡, h의 비리빡/빌빡이다, 이들 어형은 모두 명사 ᄇᆞᆯ(土)+접미사 -ᄋᆞᆷ+명사 벽(壁)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합성어로, 경기·충남방언형에서 음운변화가 더 이루어진 어형이다.
Ⅲ. 마무리
필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각 계절을 대표하는 표준어 어휘에 대당하는 전국의 방언형을 나열하고, 그 어형의 어원을 분석한 후 일련의 음운변화의 과정을 상술하였다. 지금까지 방언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해당 지역의 방언을 나열하여 소개하는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필자는 함북방언에서 제주방언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많은 방언자료를 찾아, 어원을 분석하여 유형별로 묶어 설명해 보았다. 방언지리학적 방법으로 자료들을 살펴보았는데, 특히 경북방언을 중심으로 전국의 도별 다른 지역 방언들과 비교(공통점), 대조(차이점)하는 방법을 취하였다.
표준어보다 방언은 우선 어휘가 다양하다. 다양한 어휘를 필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어원을 분석하여 보았다. 전국 도별 방언에 나타나는 어원 분석을 통하여, 표준어보다도 훨씬 정확하게 의미파악을 할 수 있었다. 방언어휘를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방법으로 분석하여, 접두사·접미사에 어근이 결합하는 파생어와 어근과 어근이 결합하는 합성어, 하나의 어근으로만 존재하는 단일어로 나눌 수 있었다. 특히 방언에는 인접한 방언들과의 접촉으로 혼효형이 발생함을 알 수 있었다.
방언 어휘가 풍부하면 할수록 문화의 다양성면에서 좋다. 인공적인 언어인 표준어와는 달리 방언은 살아 있는 자연언어이다. 그것은 고어 연구의 실마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해당 방언을 사용하는 방언화자들 간의 정감을 표시하는데 사용된다. 방언은 살아 있는 무형문화재이다. 하루빨리 사라져 가는 방언 어휘를 조사·정리·연구하여야한다.
이상으로 방언 어휘의 어원 연구 연재를 모두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