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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창 미술

‘마음으로 보는’ 설봉스님 도예전

조진향 기자 입력 2019.10.26 06:42 수정 2022.04.13 13:35



마음으로 보는 설봉스님 도예전이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칠곡문화원 2층 전시실에서 2019 칠곡문화예술한마당 초청 전시로 열린다.

작품 하나하나마다 시적인 제목이 인상적이다.
‘숱한 사연 남겨놓고 세월아 너는 어디로 갔느냐’라는 작품은 그 자체가 시이자 소설이고, 그리움이다.

‘한마리 학이 되어’는 우아하고 순결한 한마리 학이 그대로 내려와 조심스레 앉아 있는 모습이다.

‘하늘 끝에서 온 미소’에는 수억광년이나 떨어진 우주 어딘가에서 인간을 향해 실려 오는 무한한 부처님의 미소가 담겨있다.

‘자작나무 사이로 산안개는 흐르고’, ‘사랑방과 정’, ‘안개꽃 속으로 사라져간 그리움아!’, ‘우리끼리 그쟈’, ‘별이 쏟아지는 해변’, ‘눈으로 말하고 마음으로 듣는 사이’, ‘사랑이 눈뜰 무렵’, ‘사랑인줄 알았는데 다정이었네’, ‘내고향은 서해바다’라는 작품 제목은 가마에서 구워 나오는 첫 느낌을 표현한 것.



“이런 작품은 사람의 욕심이나 분노, 화남, 잡념 같은 것을 없애주는 작품이지요.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음을 굉장히 맑게 해주는 작품이에요. 작품에서 시상이 떠오르지 않으면 생명력이 없어요”라는 설봉 스님.

“몇백개 중에 하나 건집니다. 유약에 따라 색이 달라지고, 이 산수화는 사람이 그린 게 아니에요. 유약에서 생긴 약 1천700도에서 저절로 그려진 무늬”라는 설명이다.

어떤 계기로 도자기를 만들게 되었는지 여쭸더니 “어릴 때부터 미술을 좋아했어요. 어릴 때부터 남들이 못 만드는 걸 만들고,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라며 “이천에 가면 작품 하나가 나오는데 일곱명이 동원이 되요. 그림, 글, 조각, 유약, 불, 물레잣는 사람이 전부 받아서 하기 때문이지요. 근데 여기는 한 사람이 동·서양화, 서예, 서각, 목각, 조각, 투각, 판화, 회화, 화학, 지질학을 다 공부를 해야되고 문학까지 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런 작품이 나오게 되죠”라고 했다.
제목이 작품과 딱 맞던데요? 라고 묻자 설봉 스님은 “그래서 문학으로 끝을 잘 내야한다는 게 바로 그말이에요”라고 답하신다.

내 고향은 서해바다라는 작품이 있길래 원래 고향이 서해쪽이냐 물었더니 “아닙니다. 그거는 그 작품에 발라 흘러내리는 뻘이 서해안 갯벌의 뻘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해 주신다. 무한한 상상력과 둥그스름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이 가을이 주는 멋진 기회가 되지 않을까?
설봉 스님은 지금은 황학동에 계신다.
시리도록 하이얀 너의 신비로움에 밀려
하늘도 자꾸만 멀어지기만 하던 날
너는 내가 한점의 티끌임을 알게 해 준
스승일레라
                                    설봉 스님의 ‘백자 앞에서’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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