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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인터뷰

문화] (사)한국서예협회 전용숙 칠곡지부장(1), “노년은 준비한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입니다!”

조진향 기자 입력 2022.04.06 12:14 수정 2022.04.13 13:02


(사)한국서예협회(이하 서협) 칠곡지부가 2020년 11월 7일 창립했다. 2021년 9월 28일에는 회원 33명이 참여한 칠곡지부전 창립전시회를 개최했다. 칠곡문화원 2층 전시실에서 열린 창립전은 회원들의 단합과 결실을 선보인 자리였다. 1년도 안된 짧은 기간에 작품을 준비하기까지 회원들이 보내준 열정과 성원에 감사함을 느낀다는 전용숙 칠곡지부장을 만나 서예와 함께 한 그녀의 삶과 지역의 서예문화 발전에 대한 의견을 들어 보았다.[편집자주]


■ 서예를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처음엔 23살 무렵, 직장생활을 하면서 시작했지만, 결혼 후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쉬다가 30살에 다시 했어요. 서예를 새롭게 만난 후로는 붓을 놓지않고 35년간 계속 써왔어요. 처음엔 한글 서예로 시작해 문인화도 했지만 한글서예가 주입니다.

결혼하기 전 직장에서 사원들 복지차원에서 서예를 배울 기회를 줬어요. 결혼하고는 피아노도 배우고 여러가지를 해봤는데 잠재의식 속에는 서예가 있었던 거 같아요. 어느 순간 붓글씨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붓을 잡았고 저하고 잘 맞았어요. 글은 잘 쓰든 못 쓰든 작품을 하나 써서 걸어 놓으면 남들이 모르는 희열이 느껴졌죠. 글쓰는 생활이 즐겁고 기뻤어요. 그런데 밖에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뭔가 모르게 허전했어요. 글을 써야하는데 그 시간이 아쉽더라고요.

글을 쓰다보면 1~3시간은 계속 앉아서 써요. 그러다가 모임이 있으면 쓰다가 멈춰야 하잖아요. 그래서 계모임이나 사적인 모임을 정리했어요. 서예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걸림돌이 되더라고요. 모임을 다 끊고 오로지 사사받고 배우는데만 시간을 썼어요. 그때는 정말 많이 썼어요. 지금은 체력이 모자라 그때만큼 못 써요. 그래서 젊을 때 배우는 것이 좋아요. 서예가 제 적성과 맞다보니 끊임없이 하게 됐어요. 수강료나 화선지, 붓, 먹 등 재료비가 많이 들어가는데 남편이 든든하게 지원해줬어요. 그래서 가능했던 거 같아요.

서예를 하다보면 돈이 많이 들어가요. 그런데 일반 사람들은 모르죠. 그래서 그냥 작품 하나 줘요 하는데 모르는 거예요. 모를 수밖에 없죠. 그때는 겁없이 썼던 거 같아요.

대구까지도 배우러 다녔어요. 처음엔 버스로 다녔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됐어요. 그래서 차를 샀는데 경비가 더 많이 들었죠. 구미에서 서예를 시작했지만 대구로 사사받으러 다녔어요. 나중엔 서실에 선생님이 모셔와서 배우기도 했지요. 서실 회원 7-8명이 함께 모인 곳에 선생님이 직접 오셔서 가르쳐주셨어요.”


■ 서예 외에도 캘리그라피 등 다른 종류도 가르치나요?

“서예는 끝이 없어요. 지금은 국전작가가 되어 한글은 다 가르칠 수가 있어요. 한글도 범주가 넓고 서체가 많죠. 한글만 배워도 10년이 넘어요. 저는 한문서예도 시작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지금도 배울 게 많아요. 낙관 도장을 세기는 것으로 돌에 파는 전각, 나무에 파는 서각 그런 것도 있죠. 그런데 두루두루 조금씩하다보면 전문성이 떨어지요. 저는 한글이 주예요. 한글을 전문으로 하고 캘리그리피나 보타니컬아트는 공방을 위해 자격증을 딴거죠. 처음엔 서예교습소에서 학원을 했지만 다시 공방으로 바꿨어요. 공방에서는 한자, 미술, 서예, 캘리그라피, 아이클레이, 보태니컬아트 등 다양하게 가르칠 수 있어요.

보태니컬아트는 색연필로 그리는 식물 세밀화에요. 꽃이나 식물을 그리는 거죠. 그림을 그리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요. 작품 하는데 하루에 두세 시간은 걸려요. 그러면 다음날 해요. 눈을 너무 혹사하면 안 되니까. 세밀화기 때문에 짧은 선으로 메워지는 거예요. 벽에 걸린 장미나 야생화 그림들이 다 보태니컬아트에요. 색연필로 그런 거죠. 보태니컬아트는 색감이 있어서 서예의 흑백만 보다가 색감이 들어가니 좋았어요. 그렇지만 하나를 완성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빨리 그리면 단순한 색이라도 4시간이나 걸려요. 그러다보니 정성이 많이 들어가요. 처음엔 멋모르고 작품을 여러 사람에게 줬어요. 그러다보니 작품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갖고 있어야겠다 생각했지요. 보태니컬아트는 색감이 있어서 소소한 재미가 있어요.”


■ 서예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제가 생각하는 서예는 정신적 세계를 넓혀주고 마음에 평안을 가져다 줘요. 제가 쓰면서 느꼈던 것이 그 점이에요. 집중력은 말할 수 없이 좋아지고, 나만의 만족감을 많이 느껴요. 서예는 누가 대신해 줄 수 없잖아요? 내가 내 작품을 만든다는 자긍심과 자부심이 생겨요. 서예하는 사람들은 이 어려운 길을 걸어서 이겨내잖아요. 그래서 서예하는 사람들은 조금 고집이 있어요. 자기 길을 이겨냈기 때문에 내면이 강해요. 겉으로 보면 부드러워 보이는데 내면이 강해지는 그런 것들이 얻어지죠. 그리고 전시회는 나를 비춰보는 시간이 되지요. 글씨를 보면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전시회를 통해서 많은 작품들을 대하면서 사람의 성품이 그 속에서 우러나오고 그것을 느낄 수 있죠. 제가 서예를 하지않고 살림만하고 살았다면 이렇게 작품을 하면서 느끼는 만족감이나 자부심을 느낄 수 없었겠죠.”


■ 서예에 특별히 도전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20후반에서 30대 초반 어느날 TV를 보다가 전라도의 모 교수님이 은퇴를 하면서 섬에 땅을 사서 사시는 거예요. 두 내외분이 농사를 짓고 배도 사서 손수 고기를 잡는 거에요. 그분이 자신은 노년을 위해서 20년을 준비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순간 아, 노년은 준비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거구나! 거기서 제가 힌트를 얻었죠. 노년은 그것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 그 방송을 보고 깊이 생각했어요. 많이 배우신 분들도 저렇게 준비하는데 하물며 다 보통사람이잖아요. 평범한 보통사람들은 노년을 더 많이 준비해야겠구나. 그때 노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텔레비전을 보고 도전을 받았죠.

칠곡장애인복지관에 캘리그라피 수업을 간 적이 있는데 직원들이 엄청 재미있어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10주 수업을 끝내고 2주 더 강의를 해줬어요. 너무 열심히 하셔서 더 해드린거죠. 그래서 재미있게 수업하고 왔어요. 그런 도전을 느끼지 않았다면 그냥 평범하게 살림만 하고 살지 않았을까요?

젊은 시절엔 많은 것을 배웠어요. 꽃꽂이, 피아노, 테니스도 해보니 내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잠재의식 속에서 서예가 살아났다고 생각해요. 아가씨때 했던 서예가 다시 해보고 싶어서 시작한 거죠. 그때 막내가 5살 때 였어요.“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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